# 교육기술 컨퍼런스의 숨겨진 이야기: AI 전문가라는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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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ISTE 컨퍼런스 참석자들의 WhatsApp 그룹 채팅을 들여다볼 기회가 있었다. 그 안에서 벌어진 한 토론이 교육기술 분야의 현실을 보여주며 나를 깊이 생각하게 만들었다.

## 시작은 한 참석자의 분노였다

LinkedIn에서 "AI 전문가는 없다"는 게시물을 올린 영국 참석자. 뉴질랜드에서 온 동료가 그 글에 공감을 표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됐다. 영국 참석자는 주말에 있었던 일을 털어놓았다.

> "금요일 세션에서 친구가 목격한 일인데, '전문가'라고 소개된 발표자가 자신의 제품을 팔기 위해 다른 회사들에 대해 완전히 거짓말을 하고 있더라고요. 정말 화가 났어요!"

뉴질랜드 참석자도 비슷한 경험을 공유했다. 자국 동료들과 "AI 교육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논쟁을 벌였는데, 정작 그 사람의 세션은 단순한 "도구 소개"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 "래퍼 도구"의 실체

대화가 이어지면서 더 구체적인 문제들이 드러났다. 어떤 "AI 전문가"는 세션 내내 빅테크 기업들을 비난하면서 자신의 "정말 기본적인 AI 도구"를 사라고 권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가 대문자로 외쳤다: **"그건 그냥 래퍼예요!"** 

그들이 말하는 "래퍼(wrapper)"란 기존 AI 모델을 감싸서 마치 자신만의 기술인 것처럼 포장한 도구들을 말한다. 더 문제가 되는 건 이런 도구들이 "우리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기술과 도구를 제공하지도, 기회를 주지도 않는다"는 지적이었다.

## 교육 현장의 목소리

하지만 이 대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실제 교육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접근법이었다.

한 지역 교육청 직원은 자신이 직원들을 위해 만든 12시간 AI 교육과정을 소개했다. 놀라운 건 **9시간째까지는 어떤 도구도 건드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의 팀 모토는 간단명료했다: "기술이 아니라 테크닉이 중요하다(It's not about the tech, it's about the technique)."

다른 참석자는 자신을 "AI 모험가(AI Adventurer)"라고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도구들이 이렇게 빠르게 변하는 AI의 유아기 시대에 우리 중 누구도 전문가가 될 수는 없어요."

## 양면의 시각

물론 다른 관점도 있었다. 한 교육 리더는 발표자들을 옹호하는 입장을 보였다.

> "모든 발표자는 자신이 열정을 갖고 있는 것을 나누고 싶어해요. 어떤 것은 공감할 수 있고 어떤 것은 그렇지 않을 수 있죠. 자신의 실무에 도움이 될 것을 가져가고 앞으로 나아가는 게 최선이에요."

그녀는 또한 ISTE가 벤더들의 발표를 허용하므로 "그런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청중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비교 분석해서 자신의 교실에 가장 적합한 것을 판단하는 것은 결국 교사의 몫이라는 얘기였다.

## 교육 리더십의 현실

이 대화에서 가장 현실적이었던 건 교육 리더십의 상황에 대한 지적이었다.

> "교육 리더들은 너무 압도당해 있어서 해결책을 가져다주는 누구든 환영해요. 그들이 의도적으로 무지한 게 아니에요. 모든 곳에서 모든 걸 동시에 해야 할 때...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누군가가 오면 환영받죠."

영국 참석자는 이에 대해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우리 같은 기술 전문가들은 가짜 영업 프레젠테이션을 구별할 수 있지만, 실제 학교 현장의 교육 리더들은 기술을 잘 모르다 보니 '전문가'라고 자칭하는 사람들의 말을 쉽게 믿게 된다는 것이다.

## 진짜 전문가는 겸손하다

대화를 지켜보면서 느낀 건, 진짜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일수록 겸손했다는 것이다. 

한 중학교 교사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모든 발표를 '저는 전문가가 아니지만 제가 아는 것을 나누려고 왔습니다'라고 시작해요."

## 교육자들의 상호 지원

하지만 이 대화에서 가장 감동적이었던 건 이들이 보여준 상호 지원 정신이었다. 작은 사립학교에서 홀로 IT와 기술 교육을 담당하는 한 참석자가 도움을 요청하자, 즉시 여러 사람들이 지원을 약속했다.

"포켓 속의 똑똑한 친구들"이라는 말로 이 커뮤니티를 표현한 참석자가 있었는데, 정말 적절한 비유였다. 언제든 질문하면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가들이 휴대폰 속에 들어있다는 뜻이었다.

## 실용적인 교육 철학들

대화 중에 나온 몇 가지 인상적인 교육 접근법들이 있었다:

**기초 중심 접근법**: "AI 기본 개념, 어휘, 간단한 윤리, 효과적인 프롬프트 작성법부터 시작해서 그 다음에 도구로 넘어가요. 언제 사용할지, 어떻게 사용할지, 어떻게 검증할지를 가르쳐요. 항상 비판적이 되라고 하죠. AI에게 답변의 근거를 요구하라고요."

**IT 부서와의 협력**: "우리 IT 팀장들이 사이버 공격 때문에 잠을 못 자고 있거든요. 교사들에게 20개 도구로 계정을 만들라고 하면 정당하게 화를 낼 거예요."

**전략 우선 접근**: "전략을 먼저 알려주고 나서 이미 가지고 있는 에듀테크 생태계에서 가져다 쓰라고 해요."

## 특별한 그룹에서 나온 진솔한 이야기

이 WhatsApp 그룹이 얼마나 특별했는지는 ISTE 메인 스테이지에서도 공식적으로 언급될 정도였다는 사실로 알 수 있다. 내가 속해 있던 이 그룹에서는 진정한 교육의 가치를 고민하는 사람들의 솔직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특히 한 영국 참석자가 자신의 "ADHD 정의감이 분노했다"고 말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ADHD를 가진 사람들은 종종 불의에 대해 강렬한 감정적 반응을 보이는데, 이를 '정의 민감성'이라고 한다. 부당함을 목격했을 때 참지 못하고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는 강한 감정이다. 진정한 교육적 가치를 지키려는 이런 순수한 분노야말로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아닐까.

## 결국 중요한 것

AI가 교육을 변화시키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건 화려한 도구나 거창한 전문가가 아니라 이런 정직하고 겸손한 교육자들이다. 도구보다 전략을, 기술보다 테크닉을, 개별 이익보다 공동체의 성장을 추구하는 사람들 말이다.

ISTE의 진짜 가치는 메인 스테이지에서 나온 게 아니라, 이런 솔직한 대화들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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